우천소식


안수경 - 2023년 우천상 수상자 인터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우천복지재단 댓글 2건 조회 690회 작성일 23-08-21 11:12

본문



재단법인우천복지재단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와 함께 미래 사회복지를 이끌어갈 인재를 선정하여 매년 우천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2023년 수상자이신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안수경 과장님을 찾아가 직접 만나 뵈었습니다~!



 

먼저 우천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먼저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당진북부사회복지관 복지과장 안수경이라고 합니다. 관장님께서 우천상에 추천해 주신다고 했을 때, 사실 상을 받게 되리라고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되어 참 감사드립니다.



 

처음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고등학교를 나와서 청소년 단체에서 행정업무로 일을 시작했는데요,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이었는데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일을 하면서 야간대학에서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고, 이후 대학원까지 마치자마자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 취업하게 되었어요. 첫 일터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701_8.jpg
 

<우천상 수상자 인터뷰 - 안수경>


 

저도 사회복지를 시작하게 되었던 계기가 아이들과 만나는 게 좋았기 때문이었는데 너무 반갑네요! 그럼, 부스러기사랑나눔회부터 어떤 일을 주로 하셨나요?


2005년도에 부스러기에 입사하고 지금까지 돌아보면, 주로 기관을 설립하거나 새로 세팅하는 일을 맡아왔던 것 같아요.

처음은 아동권리보장원 지역아동돌봄사업부의 모태가 된 지역아동정보센터의 일인데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게 지역아동센터가 막 법제화되는 시기였고, 복지부 담당 주무관님께서 예산을 탈탈 털어서 65만 7천원 운영비를 처음 줬었거든요. 저는 지역아동정보센터에서 매뉴얼도 만들고 전국 방방곡곡 다니면서 선생님들도 만나고 교육도 하고, 실태조사도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사실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두 명이 일했거든요.

전국을 다니면서 정말 곳곳에 공부방이 있고,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일을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살려 충남지역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위한 지역사회 자원연계 관련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716_04.jpg
 

<우천상 수상자 인터뷰 - 안수경>


 

지역아동센터 법제화 이후 정말 큰 일을 하셨네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후 사회복지행정학회와 사회복지학회 일을 하면서 현장 이외에 학계 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사회복지 연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9년 당진북부사회복지관에서는 미션 비전부터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동료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는 공유이며, 협업을 통해 실천이 가능하다고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네트워크에도 더욱 힘쓰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하셨네요. 아마 힘든 일도 있으셨을 텐데, 그런데도 사회복지사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실 때가 있나요?


돌아보면 그동안 일에 전념했던 것 같아요. 소통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었고 나름 소통을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여기 당진에 와서 정말 깊이 소통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이 바로 사회복지사 하길 참 잘했다고 더욱 생각하고 있어요. 일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사람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받을 때 가장 뜻깊고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요즘 지지와 격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여기가 아무래도 농촌 지역이다 보니 고구마, 마늘, 생강, 김치, 정말 다 갖다주세요. 늦게까지 행정 업무로 일을 하고 있으면 불이 켜져 있다고 사무실에 오셔서 집에 좀 가라고 얘기도 해주시고요. 밥도 같이 먹고, 주말에 커피도 같이 마시고, 농사도 같이 짓고, 같이 일상을 나누며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제게 사랑을 베풀어 주는 아이가 한 명 있거든요. 그 아이가 말하는 저의 매력은 복지관에서 제일 밝고 사랑스럽다는 것이었어요. 저희 기관은 출석부를 사무실에 비치하고 있어요. 그럼 아이들이 와서 출석 체크도 하고 인사도 하고 핸드폰도 맡겨 놓는 거죠. 그 아이는 저와 같이 프로그램을 하는 아이도 아니었는데, 사무실에서 인사하면서 친해지고 또 그렇게 사랑을 받게 되었어요.


 

정말 힘이 나실 것 같아요. 기관에서 주민들과 아이들과  수시로 만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하신 건가요?


그렇죠. 왜냐하면 농촌에서 사람들 만나는 게 쉽지 않고, 아이들도 여러 사람과 만나면서 다양한 자극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서로 인사하고 아이들도 간식을 만들어 와서 나눠 먹기도 해요. 그렇게 서로서로가 알아가고 소통하는 그 상황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주민들께서도 집집마다의 사정을 아시니까 옆집 아이도 챙기고 하세요.


 

여기는 나누는 기쁨이 있는 곳 같아요~!


기관 앞에 사시는 분이 저희 아이들 금요일마다 간식을 만들어 주시거든요. 아이들 보면 조손 가정도 있고 다문화 가정도 많은데, 밖에 잘 나오지 않고 주로 집에 있다 보면 그냥 핸드폰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든지 사람들을 만나게끔 해주고 싶은데, 이런 주민분들의 마음이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730_88.jpg
 

<당진 북부/남부 사회복지관 연합 조사연구 스터디 모임>


 

말씀만 들어도 아이들과 주민들께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요즘 고민거리도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관리자가 되다 보니 행정 간소화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외부에서 요청하는 서류도 많고, 저희가 위탁 시기다 보니 그동안의 성과도 정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내년에는 복지관 평가가 있고 지도점검도 있고… 이걸 모두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하면 간소화할지, 그러면서도 우리를 잘 보여줄 수 있는지 어려운 것 같아요. 전에는 내가 열심히 일하고 내실을 기하면 되지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잘 홍보할지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관리자로서 사회복지사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정말 도움이 되는 수퍼비전, 피드백을 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또 다양한 스터디 모임을 계속하고 있는데 함께 준비도 해야 하고, 발표도 해야 하고, 시간도 맞춰야 하고, 기본적으로 충분한 동기부여도 필요하다 보니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지역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동아리 형태로 공부도 하고 있고, 최근에는 ESG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 함께 교육도 받고 공부하는 모임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힘은 들지만 재미있게 만나고 있어요.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다 보니 시너지가 더 나는 것 같아요.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738_96.jpg
 

<안수경 - 직접 만든 우드버닝 작품>


 

굉장히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데 사실 주어진 업무 시간으로는 부족하실 것 같아요. 어떻게 감당하시는지, 혹은 지치지 않는 동기나 비결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이 주는 사랑, 지역주민들이 주는 힘이 저를 이끌어 가는 것 같아요. 전에는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얘기를 들어도 그 결과물이 제 성에는 안 차는 경우가 있었고 오히려 눈치를 봤어요. 오히려 더 잘해야겠구나 하는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지역 주민들께 직접 칭찬을 들으니 더욱 마음이 편안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에 우드버닝 동아리를 주민들과 같이하고 있어요. 저희 복지관의 사업 방향, 가치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 만드는 것인데, 그러려면 주변에 이웃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이웃을 만드는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고, 우드버닝을 함께 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많이 느끼게 되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관계도 깊어지고요, 일상을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나더라고요. 우드버닝 자체도 참 재미있고요. 그리고 참여자 중에 손뜨개를 잘하는 분이 있는데, 마침 오늘이 특별 이벤트로 그분의 특강을 하는 날입니다.

저는 이 시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업무에서 조금 떨어져서 주민들과 얘기하고 제가 좋아하는 것도 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업무에 지친 저에게 힐링이 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746_09.jpg
 

<당진북부사회복지관 우드버닝 동아리 모임>



 

이렇게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진정성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냥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그게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 존중해야 나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사회복지사로서 목표가 있으신가요? 혹은 개인적인 것도 좋습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사회복지기관에는 정말 좋은 자료들이 많잖아요. 성과보고서, 욕구조사 자료, 프로그램 결과 등 이런 것들이 그냥 묵혀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선생님들이 엄청 잘 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들을 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또 다른 기관에서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고, 적용도 해볼 수 있으니 그런 것들에 대해 공유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주민들과 작년까지 전시회를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엄청 많이 얻으셨어요. 야외 전시도 하고, 책도 만들었습니다. 가족들 지인들이 와서 함께 보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다양한 분야에 재능있는 주민들이 많다 보니 그런 분들을 강사로 세우고 연결하는 일도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또 개인적으로 전시회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연필 그림이나 수채화를 그리고 있어요. 제가 만난 사람들, 자연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잘 작업해 보고 싶어요.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821_08.jpg
 

<당진북부사회복지관 내 전시 공간>


 

사회복지사 2-3년 차 안수경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마 현장에 있는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순간을 진짜 즐기면 좋겠다. 잘할 수 있고, 잘 해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어."


진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되게 초조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실패하더라도 의미가 있고 배울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되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앞에 나서는 것도 싫어했고, 그동안 주로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되게 많이 했어요. 나서야 할 때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여유를 갖고 즐겼으면 합니다.


 

e44a725fde96670212c23aee3af31f27_1692584828_24.jpg
 

<안수경 - 직접 그린 수채화>



 

마지막으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차세대 리더로서, 리더에게 이런 역량이 중요하겠다 또는 리더를 준비하는 분들께 이런 것이 필요하겠다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엄격하면서도 부드러움 같은 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중간관리자로서 양쪽의 눈치를 되게 많이 봤거든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직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진정성 있게 소통했다면 제 마음을 알잖아요. 제가 중간관리자로서 수퍼바이저로서 해야 할 말이 있다면 눈치 보면서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칭찬도 많이 하게 되었고요. 사실 저도 칭찬받고 싶거든요. 주민들께 받는 칭찬이 가장 큰 칭찬이지만 동료 칭찬도 참 중요하니까요.

엄격함과 부드러움이 어찌 보면 양면성이 있는 것 같지만 중간 지점을 잘 연결해 주는 게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죠. 결국 정해진 일들이 있어요. 억지로 하기보다는 즐기면서 또 진정성 있게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좋은 리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정성 있는 차세대 리더 안수경 과장님을 우천복지재단이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정영희님의 댓글

정영희 작성일

사람이 사람에게 꽃이 되는 삶 실천가로서 실천해오신 과장님 멋진분리십니다

신옥섭님의 댓글

신옥섭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즐겁게 하신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